
동네방네 김형규 기자 | 국가보훈부는 8일부터 13일까지 5박 6일 간 14개 유엔참전국의 참전용사와 유·가족 등 80명이 한국을 찾는 재방한 초청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을 계기로 치러지는 이번 행사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참전용사의 국가인 미국, 영국, 콜롬비아, 튀르키예, 벨기에 등 14개 국가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초청자 중 참전용사는 13명, 참전용사 유·가족 41명, 전사 또는 실종장병의 유족은 26명이다.
방한하는 최고령은 콜롬비아의 루이스 A.가르시아 벨란디아(Luis A. GARCIA VELANDIA, 100세) 참전용사이다. 그는 콜롬비아 제4대대 소속 육군으로 경기도 연천군에서 벌어진 ‘불모고지(Old Baldy) 전투’에 참전했다. 1952년 6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치러진 불모고지 전투는 콜롬비아군이 활약한 대표적인 전투로 대한민국 국군, 미군과 연합해 600여 명의 중국군을 사살하는 전과를 달성했다. 그러나, 콜롬비아군 역시 이 전투에서 220여 명이 전사, 부상, 실종을 당하는 등 큰 희생을 치르기도 했다.
빌럼 프레데릭 판 스트라렌(Willem Fredrik VAN STRALEN) 네덜란드 참전용사는 6·25전쟁 후 72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네덜란드 해군 3등 수병으로 참전한 그는 북한 황해도 인근 해역에서 적진을 향한 지원사격 임무를 맡았다. 그는 전쟁 당시, 피난민과 부상병들을 함선으로 이송해야 했던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지금까지도 가슴 속 깊이 남아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6·25전쟁에서 전사한 참전용사의 동생도 한국을 찾는다. 1954년 5월부터 1955년 7월까지 한국에서 벨기에 육군 하사로 복무한 미셸 에메 드몰(Michel Aime DEMOL) 벨기에 참전용사의 형인 오스카 드몰(Oscar DEMOL) 참전용사는 1953년 4월 8일, 잣골 전투에서 전사했다. 벨기에 왕실은 오스카 드몰 참전용사의 공로를 인정하여 레오폴드 2세 십자 훈장을 수여했다.
유족으로는 고(故) 윌리엄 로리머(William LORIMER) 영국 참전용사의 딸 제인 M. 파크(Jane M. PARK, 78세) 내외가 방한한다. 윌리엄 로리머 참전용사는 영국군 왕립 소총연대 하사로 참전하여 임진강 전투 중 전사해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됐다. 그의 두 동생 역시 같은 연대 소속의 참전용사로, 둘째 동생인 토미 로리머(Tommy LORIMER)는 해피밸리 전투에서 포로로 잡혔다가 1953년 9월 송환됐으며, 막내 동생인 다니엘 로리머(Daniel LORIMER)는 두 형이 실종되자 본국으로 귀환 조치됐다.
아직 유해를 찾지 못한 튀르키예 참전용사들의 유가족도 방한한다. 오스만 조쉬쿤(Osman COSKUN) 참전용사의 딸은 “아버지가 전사하신 후 뒤늦게 아버지가 한국에서 보낸 편지가 도착했다며 아버지의 유해를 찾아 유엔기념공원에 모시고 싶다”고 말했고, 이브라힘 카라테킨(Ibrahim KARATEKIN) 참전용사의 아들은 “아버지의 흔적을 엿볼 수 있을 것 같아 벌써 감동이 밀려온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재방한단은 8일 입국, 9일 전쟁기념관 전사자 기념비 헌화 등에 이어 10일 부산으로 이동한 뒤 11일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 기념식과 감사 오찬에 참석한다. 이후 서울로 이동, 12일 창덕궁을 관람하고 여의도 케이비에스(KBS)홀에서 개최되는 ‘유엔참전용사, 영웅을 위한 음악회’에 참석한 뒤 13일 출국한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 수호를 위해 유엔의 깃발 아래 하나가 됐던 참전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미래 대한민국의 역사에도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정부는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고 그 유족분들께도 보답하는 다양한 국제보훈사업을 추진하고, 참전국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것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