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방네 김형규 기자 | 경기도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빠르게 늘면서 이주노동자의 주거환경 개선이 지역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정책 과제로 떠올랐다.
경기연구원이 발간한 ‘이주노동자 주거환경 개선 방안 수립 연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외국인은 약 204만 명이며 이 가운데 68만 명(33.3%)이 경기도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4만 6천 명 수준이었던 경기도 외국인 인구가 약 14.7배 증가한 것이다.
외국인 증가와 함께 농업과 제조업 현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도 늘고 있지만, 주거환경은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에 따르면 경기도 외국인 가구 가운데 13.3%가 비닐하우스, 컨테이너, 기숙사 등 ‘주택이 아닌 거처’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가구의 같은 비율인 2.2%보다 약 6배 높은 수준이다. 특히 포천시의 경우 외국인 가구의 42.7%가 주택이 아닌 거처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돼 지역별 격차도 확인됐다.
연구진이 포천・파주 등 농촌 지역을 직접 조사한 결과 비닐하우스 내부에 컨테이너나 패널 건물을 설치해 숙소로 사용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일부 거처에서는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 집기가 비닐하우스 안에 놓여 있어 장기간 거주하는 공간으로 사용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이주노동자의 주거환경 문제는 단순한 복지 문제가 아니라 지역경제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농업과 제조업 등 여러 산업에서 이주노동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안정적인 주거환경이 마련되면 노동자의 생활 안정은 물론 지역사회와의 상생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를 위해 연구는 경기도형 이주노동자 주거 개선 정책으로 몇 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우선 공공기숙사 공급을 확대하고 계절근로자뿐 아니라 비전문취업(E-9) 등 다양한 체류자격 노동자까지 입주 대상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이다. 또한 빈집이나 기존 공공시설을 리모델링해 기숙사로 활용하고, 민간임대주택을 기숙사로 사용하면 임대료 지원을 확대하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와 함께 비닐하우스 등 부적절한 주거 형태를 줄이기 위해 정기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관계기관 합동 점검을 통해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철거 대상 시설에 거주하는 노동자를 위해 긴급 주거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는 강조했다.
박기덕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주노동자의 주거환경 개선은 단순한 복지 정책이 아니라 지역경제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투자”라며 “경기도가 공공기숙사 확대와 빈집 활용 등 현실적인 정책 모델을 선도적으로 추진한다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는 중요한 정책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