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방네 김형규 기자 | 가성비를 내건 중국 AI스타트업 ‘딥시크’가 전세계 AI 시장에 ‘스푸트니크 모먼트’, ‘딥시크 쇼크’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AI 핵심강국’ 진입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 최고 AI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댔다. 글로벌 기술 패권전쟁의 막이 오른 지금, 대한민국 경제와 첨단산업 중심지 서울이 나서 대한민국 AI 시장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선제적인 행보이자 의지다.
'5일, ‘AI산업육성 전략 자문회의’ 개최…대기업‧스타트업‧학계 권위자 총출동'
서울시는 5일 오전 10시 40분 서울시청 본관 8층 간담회장에서 AI분야 대기업·스타트업 대표와 교수 등 전문가(10명)을 초빙해'AI산업육성 전략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기응 국가AI연구거점 센터장,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 장병탁 서울대 교수, 정송 카이스트 석좌교수와 지기성 구글클라우드 코리아 사장, 배순민 KT AI lab 상무,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 김유철 LG AI연구원 전략부문장, 유수연 ㈜네이션에이 대표, 하헌석 CUBIG CTO가 참석했다.
서울시는 민선 8기 오세훈 시장 취임 후 미래를 이끌어갈 핵심 산업으로 AI에 주목, ‘서울을 AI 실증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비전 아래 관련 AI산업 전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AI 산업 지원시설 컨트롤타워이자 AI 분야 기술창업 육성 전문기관인 ‘서울 AI 허브’를 지난 5월 개관했고, 지난 12월엔 이 일대가 지역특화발전특구 최초 AI 특구인 ‘양재 AI 미래융합혁신특구’로 지정되면서 산업발전에 속도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오 시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와 뛰어난 개발자들, 혁신을 갈망하는 젊은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아낌없는 투자와 교육을 통해 매년 1만명의 AI 인재를 양성, AI강국 진입을 위한 핵심 인프라를 확보하겠다고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오 시장, AI 인재 1만명 양성, ‘서울AI허브’ 이은 AI테크시티 조성… 과감한 투자 더해'
또한 이날 자문회의 모두발언에서도 대한민국 명운이 AI에 달려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AI로 승부하기 위해선 충분한 인적 자원 확보와 데이터 가공, 컴퓨팅파워를 최고조로 올려야 하는 최선의 준비가 필요하며 이는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 서울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서울 전 자치구에 설립되는 ‘청년취업사관학교(연 4천명)’와 캠퍼스타운 등 서울 소재 대학과 연계(연 6천명)하여 총 1만명의 AI 인재를 배출, 서울을 AI 인재허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5월 양재동에 문을 연 ‘서울AI허브’에 이어 더 큰 규모의 AI 테크시티를 준비하고 있으며 여기에 과감한 펀딩 등 ‘인재’, ‘투자’, ‘컨트롤타워’의 전략이 완성되어가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외에도 현재 서울시는 불필요한 규제가 AI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거나 첨단 경제발전을 저해하지 않도록 관련 규제에 대한 과감한 개혁을 추진 중이며, 산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기업이 자유롭게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자문회의 발제자로 나선 김기응 국가AI연구거점센터장은 ‘중국발 AI혁신, 딥시크: 글로벌AI시장 변화와 대응방향’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 센터장은 “딥시크는 그간 미국 주도 AI산업의 스푸트니크 모먼트”라며 “서울시의 AI산업 육성 전략 또한 1957년 스푸트니크 쇼크 당시 제안된 연구개발을 위한 펀딩, 인재양성, 컨트롤타워 3개 축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공공주도 연구개발에 민간참여 연구개발을 더해 효율성을 제고해야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AI핵심강국 ‘인재’ 핵심” 보상‧교육 강조… 과감한 투자‧규제철폐도 따라야'
이날 참석자들은 ‘인재 확보’를 AI산업 육성의 최우선 과제이자 핵심으로 꼽았다. 서울대 장병탁 교수는 “서울은 이미 글로벌 AI산업 중심이 될 잠재력과 인프라가 충분한 도시”라며 “앞으로 적극적인 투자와 보상으로 좋은 인재를 모아나가면 기술~인재~투자 간 선순환이 일어나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일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수 인재가 해외로 떠나지 않게끔 보상과 교육을 제공하고, 서울시에 속한 인재가 더 혁신적인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크레딧을 준다면 더 많은 인재가 서울로 모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네이버클라우드 하정우 센터장은 “예컨대 서울시가 ‘AI영사이언티스트’라는 이름으로 서울시민의 편리하고 안전한 삶을 지원하는 AI 모델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도 서울에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딥시크 쇼크로 인해 AI 분야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집중적인 ‘투자’와 ‘인프라’ 구축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미 양재 AI․수서 로봇․홍릉 바이오․여의도 금융 등 미래산업 전진기지가 구축돼 있는 만큼 서울에 ‘세계에서 가장 AI 개발하기 좋은 환경과 여건이 모두 갖춰져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구글클라우드코리아 지기성 사장은 “서울시를 예로 들면 민원실에서 어르신․장애인을 돕는 로봇과 같이 시민에게 직접적인 도움, 영향을 줄 수 있는 ‘응용기술’ 부문에 투자를 집중해 AI로 행정의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깨뜨릴 필요가 절실하다는 의견도 공유됐다. 성균관대 최재붕 교수는 “새로운 기술과 산업이 탄생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장애물을 과감하게 걷어내야 한다”며 “AI를 바라보는 기성 세계관을 바꿔야 하며, 그런 의미에서 서울시가 시작한 이 논의가 앞으로 더 의미 있고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AI산업 발전을 위한 인재, 투자, 컨트롤타워 등의 선도적 전략은 물론 행정에도 AI를 적용해 시민생활도 혁신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전국 지자체 최초로 행정에 AI기술을 접목한 ‘서울시 AI행정 추진계획’을 발표했고 3년간 총 2064억원을 투입한다.
우선 UN 공공행정상을 받은 ‘AI 디지털 성범죄 삭제 지원 프로그램’을 한단계 발전시키고, 올해는 디지털 이용약자를 대상으로 음성으로 공공앱 서비스를 지원하는 ‘시민 AI 에이전트(AI음성비서)’도 시범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시민상담 품질 향상 및 대기시간 단축을 위해 지난해 말 도입한 120 ‘AI 상담도우미’와 24시간 AI상담사가 서울시정을 알려주는 챗봇 ‘서울톡’ 등도 지속적으로 발전시킨다.
이외에도 안전한 도시를 조성하는 ‘AI 기반 지능형 CCTV’을 확대해 나가고 AI를 활용한 119 실시간 신고 자동접수 등 ‘AI 기반 재난종합 상황정보 시스템’도 올해 본격 구축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자연어를 기반으로 한 공공데이터 서비스 ‘서울데이터허브’ 서비스를 시행중이다. 서울데이터허브는 ‘열린데이터광장’을 운영하며 축적한 데이터 서비스 노하우에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하여 서울시 공공데이터를 활용할수 있도록 문턱을 대폭 낮춘 시스템이다
전문가 의견을 청취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딥시크 출현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기회의 문’을 열어줌과 동시에 서울시 AI발전에 대한 힌트와 발상의 전환 기회를 줬다”며 “오늘 제안해 주신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대한민국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AI 산업육성 전략과 비전을 빠른 시간내 마련하겠다”고 말했다.